모험

일을 마치고 혜원이 부탁한 책과 문진과 독서대를 사러 알라딘 중고서점 강남점에 갔다. 혜원이 원하는 게 1개씩만 재고가 남아 있었다. 독서대는 스누피가 그려진 걸 사고 싶어서, 독서대가 진열돼 있는 매대 앞에 오래 있었다. 스누피 독서대는, 찰리 브라운이 그려진 것과 스누피가 책을 들고 있는 것, 이렇게 2개가 남아 있었다. 나는 책을 든 스누피를 골랐다.

다 사서 나오니 배가 고파서 파리크라상에 들러 빵을 샀다. 이것저것 담다가 '딸기', '요거트'라는 단어가 보였다. 혜원 생각이 났다. 바구니에 담았다가, 그렇게 맛있어 보이진 않아서 내려 놓았다가... 다시 집었다. 맛 없으면 내가 먹지 뭐. 혜원이 살을 빼고 싶어 하니 이런 거라도 안 사야 하는데, 달달한 걸 먹으면 좋아하는 혜원의 표정이 계속 눈에 밟힌다.

혜원이 마쳐서, 돼지고기를 먹으러 갔다. 혜원이 나물을 맛있게 먹었다. 나는 나물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혜원이 맛있게 먹으니 따라서 먹었다. 고기를 직원분이 잘 구워주셔서 맛있게 먹고 나와 오락실에 갔다. 인형 뽑기를 왕창해서 와사비 베어를 3개 뽑았다. 그 중 하나는 가방으로 된 와사비 베어였다. 집에 와서 혜원이 책이 전에 살던 집으로 배송됐다고 했다. 자정이 다 된 시각에 책을 찾으러 둘이 나섰다. 웃겼다. 추웠지만, 재밌었다. 책은 배송된 그대로 거기 있었다. 집까지 잘 들고 왔다. 혜원은 나에겐 아까운 사람 같다. 하지만 나는 혜원을 많이 좋아한다. 혜원이 책이 얇아서 좋다며 웃는다. 나는 졸린 눈을 숨기고 싶었다.

love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