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뮤지컬 시지프스를 관람했다. 혜원은 커튼콜을 촬영하고 나는 커튼콜을 촬영하는 혜원을 촬영했다.
뮤지컬을 보기 전에 부부식당에서 먹은 엔쵸비 파스타의 맛이 입안을 맴돌고 있었다. 혜원이 격하게 놀고 싶은 눈치라서 내가 클럽에 같이 가자고 했다. 클럽에서 혜원에게 신경을 쓰는 남자들을 보았다.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혜원도 그 남자들을 신경쓰는 것 같았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택시를 타고 혜원 집으로 왔다. 속이 조금 상해서 중마루 공원을 같이 산책하자고 혜원에게 말했다. 클럽 안의 그 남자들에게 내가 질투를 느낀 걸 털어놓았다. 한바퀴 돌면서 혜원과 얘기하고 나니까 우리가 나눈 대화는 이클립스랑 초콜릿만 남아 있었다. 나도 시지프스가 돌을 계속 굴린 이야기에 대해서 쓰고 싶은데, 마무리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