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혜원의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 완전히 익숙하진 않다. 나는 금방 적응한다고, 적응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색함이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맨 처음, 이직을 하고 첫 출근을 한 날보다는 확실히 편해진 것 같다. 이제 영등포 근처가 눈에 익었다. 여긴 어디고, 저긴 거기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왠지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지던 혜원과의 일상도, 반복되면서 점점 나의 진짜 일상이 되어간다. 혜원 앞에서 어색하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 나는 혜원이 어색했던 것 같다. 어쩌면 최근까지 혜원을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한 건 아니었을까.
혜원과 더 편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다. 혜원이 필요할 때, 그리고 필요하지 않을 때에도 곁에 있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