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유로......


건방지고 시덥지 않은. 이 삶에게로. 이제 문학은 중독이며, 강박이고. 곧 증세 같은 것. 아픔이며. 일종의 실책 같은 것.
발을 다쳤고 살면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3일. 죽어야만 할 것 같은 마음과. 무참한 결론의 무한 지속.
기댈 수 없고 믿을 수 없을 때, 인간은 어디를 향하는가? 갈 수 있는 곳으로? 혹, 거기는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일까? 어디인가......
내가 오려고 했던 곳. 사실 가장 궁금했던 곳. 그 어떤 문학적 상상력으로도 이를 수가 없었던. 거룩하지도 죄스럽지도 않은. 고독의 실체일 수 있는.
나는 그곳에서 무얼 하려고 했을까. 어떤 꿈을 꿨던 것일까.
생각해봐야지...... 이 여름.
시작을 아픔과 피로 물들이며......
이 노트는 2015년 6월부터 시작한다. 그때는 아마 교보문고 영등포점에서의 계약 기간이 반년이 채 남지 않은 때였을 것이다. 노트의 끝에서 나는 부산으로 내려간다. 서울에서의 2년의 끝과 부산에서의 시작이 맞물리는 노트. 나는 이 노트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계속 반복한다.
이 노트에 글을 쓰던 시절에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했었다. 아마 그 일말의 가능성이 이 노트를 끝까지 쓸 수 있게 만든 힘이었을 거다. 실제로 나는 부산에서 대차게 취업에 실패한 뒤 다시 교보문고 부산점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게 된다. 노트의 끝에는 그로인해 얻은 수입으로 잠시 안정을 찾은 내가 보인다.
이 노트의 글과, 내 우울이 겹쳐져서 이상한 기분이 되었다. 요즘 나는 계속 생각한다. 무엇이 옳은가? 그리고 몇 분 뒤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 노트로부터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내가 어떻게 될지, 내 미래에 대해 어떤 단서도 없고, 단 하나도 알지 못한다. 그래도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이 노트에서 갈구하는 연애나 돈, 더 나은 환경에서의 삶은 실제로 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거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이었다.
어떤 경험이 좋고 나쁜가에 대해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랑하는 법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지금 이 시간의 바탕에는 분명 이 노트 속 고독이 있으니까. 다만, 죽지 않고 살면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은 나를 바꾼다. 이제 나는 솔직히 더 나은 삶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저 좋은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눈을 뜨면 내가 겪지 않은 새로운 날이기를 바란다. 매일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