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_0

일 년쯤 된 것 같다. 처음 틴더를 깔고 들락날락 했던 게. 틴더를 왜 하게 됐느냐면... 지금은 연락처까지 차단해버린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사람들이 왜 틴더에 대해 부정적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틴더가 무엇인지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그 사람이 말한 것처럼 나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한 사람이었다. 어플이 맺어준 인연. 뭐 그런 걸 꺼림칙하다고 여기는, 꽉 막힌 사람이었달까. 그런데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보니, 굳이 부정적일 이유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2주 쯤 뒤에 나는 틴더를 설치한다.

그 시절, 나는 정말로 사람이 고팠다. 사랑도 아니고, 사람이, 사람이 고팠다. 몇 년 동안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만나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게, 3번도 채 되지 않았다. 가족과의 연은 끊어지다시피 됐고,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인연은 전부 사라진지 오래. 그 와중에 그나마 연애를 오래 해서 다행이었던 건데, 그 연애가 끝나버리니 모든 게 순식간에 제로가 된 거다. 그 상태로 거의 2년이 흘러가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렇게 사람이 고파서 찾아간 곳이 '윤석열 탄핵 가결 집회'였다. 누군가를 만나서 떠들기라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얘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할 어딘가. 그런데 그냥 나가서 길바닥에 앉아 시위를 하려니, 차가운 바닥에 온 종일 앉아 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 두어 번 포기하고 집에 오다가, 집회의 주최측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트윗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지원을 해서 처음 자원봉사를 나간 게 1월 즈음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뭐랄까... 이제는 연락처가 있어도 연락을 하지도 않으니... 인연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우리끼리 '자봉단'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탄핵이 가결되고, 대선을 앞둔 시기에도 이런저런 시위에 함께 하자고 단체 카톡방에 메시지를 보내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그럴 때마다 어디서 모이냐, 시위 장소 중 어디에서 만나느냐 등등 이런저런 소식들로 단체 카톡방이 시끄러워졌다. 아마 1년 전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퀴어 페스티벌이겠지. 그날 나는 자원봉사로 친해진 한 사람과 카톡을 주고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퀴어 페스티벌에서 '틴더'팀(?)에 들어가서 행진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틴더를 왜 부정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그런... 어쩌면 기묘한 상황에서 나온 말이었다. 나는 뭐라고 답장을 했을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그 말 한마디가 내가 틴더를 열심히 하게 되고, 틴더로 만난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되는... 맨 처음에 위치한 특이점이 되었다.

loveti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