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낙성대는… 별이 떨어졌다고 해서… 낙, 성, 대다.
낙성대 쪽으로 걸었던 게 벌써 몇 달 전이다. 그땐 꽤 추웠다. 아마 그날이… 혜원 집에서 짐을 챙겨서 나온, 그날이었을 거다. 마음이 극도로 허했으므로, 걸어야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지도를 찾아보며 걸어서 낙성대로 갔다.
지도를 끝까지 보지 않았는데, 걷다가보니 벤치가 있는 공터가 나와서 벤치에 앉았다. 걸으면 배가 고플 것 같아서 문래역에 있는 모카번 가게에서 모카번(그냥 모카번이랑 생크림이 들어간 모카번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2개를 사서 갔었다. 벤치에 앉아서 빵을 먹었다.
추워서 그랬나.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낙성대에 가보자 해서 걸었는데, 낙성대는 어디일까, 잠시 생각했었다. 찬바람을 맞으며 빵을 먹고 그대로 관악구의 내 집으로 돌아갔다. 혜원에겐 말하지 않았다.
오늘도 걷고 싶었다. 갈 곳이 없었다. 교보문고에 다니며 시를 쓰던 시절에 수백번 왔다갔다 했던 연세대 쪽을 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문의 메시지를 쓰는데 계속 눈물이 줄줄 나서 진이 빠졌다. 해는 떨어지고, 나는 낙성대로 향했다.
이번엔 지도 없이 그냥 갔다. 기억을 되짚어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낙성대로 향하는 초입부터 사람들이 몇몇 보이더니 걸어 들어갈 수록 사람이 더 많이 보였다. 끝까지 가보자. 낙성대를 보고 싶었다. 길의 끝에 이르니 서울대 기숙사와 서울대 후문이 나왔다.
발길을 돌렸다. 알고 보니 낙성대는 이미 지난 지 오래였다. 진짜 낙성대로 향하는 문은 닫혀 있었다. 문화재여서, 한옥풍의… 사람 두 명 들어갈 정도의 일주문이랄까, 그런 문이 3개 쯤 연결된 입구가 닫힌 채 어둠 속에 있었다. 그 앞으로 낙성대 공원이었다. 조금 더 걸으니 내가 앉았던 그 벤치가 보였다. 벤치와 공터에 사람들이 있었다. 공을 주고 받고, 훌라후프를 돌리고 있었다. 그때는 없던 사람들이었다. 활기찬 곳이었구나.
나는 그때와 같지만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