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가능한 우주 아래서

관측 가능한 우주는 반지름이 약 465억 광년에 달한다. 광년 단위로 환산하면 4.65 × 10^10 광년이고, 미터로는 약 4.4 × 10^26 미터.

나와 우주의 크기 비율은 원자 하나와 지구 전체의 비율보다도 훨씬 더 극단적이다. 원자(10^-10m)와 지구(10^7m)의 차이는 "겨우" 17자리 수 차이인데, 나와 우주의 차이는 26자리 이상이니까.

나는 우주에서 매우 미미해서 신경 쓸 만한 존재가 아니다. 고려의 대상이 되기엔 너무 작기도 하지만, 내가 우주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적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아도 우주 전체의 운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므로 나라는 원자보다 작은 존재의 진동이 가닿는 곳이 있다는 건 더욱 신기한 일이다. 나의 존재 자체보다 더한 신비다. 그러니 내가 혜원을 볼 때마다 비현실적이라고 하는 것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나는 이 관측 가능한 우주의 어딘가에서 혜원이를 기억하려고 글을 쓰고 있다. 나의 기억은 이 우주에서 얼마나 오래 존재할 수 있을까. 머리를 감아 젖은 머리가 된 혜원이 나에게 손을 흔들며 내 앞을 지나간다. 나는 영원히 보지 못했을지도 모를, 우주의 찰나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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