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실 내가 원하는 사랑을 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사랑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받아본 축에도, 많이 줘본 축에도 끼지 못한다.

다만, 오래 기다렸다.

기다리며 지나간 인연들은 지나간 인연들이 되었다, 이게 내가 어제 한 생각이었다. 그게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나도, 그 사람들도, 서로가 서로를 원하지 않는다.

그렇게 아득히 멀어진다.

멀어지는 시야 안으로 혜원이 걸어 들어오는 게 보인다. 나는 지하철역 개찰구에서 카메라를 통해 혜원을 본다. 나에게로 걸어올수록 혜원이 느끼는 기쁨이 나에게도 점점 더 커진다. 혜원은 진심으로 웃고 있다. 어느새 그런 걸 알게 되었다. 어제 내가 공원을 돌다가 알게 된 것은,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혜원과, 나, 우리의 행복을 비는 것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모든 걸 뒤로 하고. 모든 걸 뒤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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