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사진을 많이 봤다. 눈 올 때 찍은 사진이 있었다. 이제 낮에는 10도가 넘고, 외투를 걸치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하다. 신기한 일이지. 혜원과 같이 눈을 맞았던 일과 봄이 오는 일.

작년 봄에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늘 이렇다. 시간은 흘렀고, 기억은 쌓일 것 같은데 막상 되짚어보면 남는 게 거의 없다. 특히 좋은 기억들은 단단히 붙잡아두지 않으면 아주 쉽게 휘발되곤 한다.

봄의 첫번째 장면에서 눈 오는 날 사진을 본다. 신기한 일이지, 봄에 눈을 볼 수 있는 일. 사진 속에 시간이 멈췄다. 내리는 눈도 멈춰 있다. 저 날 우리가 탄 버스는 로터리를 향해 작고 짧은 터널을 지났다.

love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