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이번 주 월요일부터 시작된 감기 기운이 심해져서 혜원과 나, 둘 다 갖은 고생을 하며 한 주를 보냈다. 나는 정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아픈 가운데에서 일을 했고, 혜원은 심지어 학원에서 아이들 상대로 수업을 하기까지 했다. 둘 다 힘든 한 주였다.
아팠던 한 주도 지나고, 금요일. 명절을 앞둔 오늘 나는 회사에서 일찍 마치게 해주어서 집에 있을 시간이 있었다. 아직 감기 기운기 가시지 않은 상태인데 혜원은 클럽에 가고 싶다고 한다. 가기가 싫은 마음보다는 굳이 왜 가야하는지 잘 모르겠는 마음이 컸지만, 나와 같이 가고 싶다는 혜원의 말을 들으니 거절하기가 어렵다. 혜원과 철산역에서 만나 합정으로 가기로 했다.
처음 한 두 시간까진 괜찮았는데, 브라운에서 디제이 부스 앞에 있으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집으로 가고 싶었다. 콧물은 계속 나고... 혜원은 신경 쓰이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결국 혜원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좀 더 어릴 때 클럽을 다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십대 때 거의 2년을 홍대에 살면서도 이런 클럽이 있다는 거 자체를 몰랐으니. 아마 그때 클럽이란 게 있고 거기서 노는 법을 알았다면 그때 느낀 그 즐거움을 또 느끼려고 계속 클럽을 다녔을 거다. 그랬다면 아마도 혜원보다 더 자주 클럽에 가고 싶었을 것이다.
내게 클럽은 아직 낯선 곳이다. 낯설지 않다면 외로운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왜냐면... 춤을 추고 있는 무리를 한발짝 떨어져서 보면, 그 사이에 외로움을 안고 클럽에 온 사람이 꼭 있어서다. 거기엔 분명 연결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몸짓이나 표정을 보면, 저마다의 사연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두운 동굴 같은 곳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음악들. 그 사이에 있는 혜원은 즐거워 보인다. 혜원이 알고 느끼는 클럽이란 공간과 내가 알고 느끼는 클럽이란 공간은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