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좋아하기 시작한 건 정말 끝을 보는 것 같다. 특히 고등학생 시절부터 들은 흑인음악, 시와 소설, 한국문학 같은 것들.

나는 마음 속 깊이 좋아하는 건 사랑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듣는 음악을, 내가 읽는 책을 사랑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내가 마음 속 깊이 좋아하는 그것들에 대해 그 이유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

가끔 자신이 왜 좋냐고 묻는 혜원에게도 잘 설명하지 못한다. 왜 혜원이 좋은지. 혜원을 왜 사랑하는지. 논리적으로, 딱 떨어지는 말로써 떠오르는 표현들 중엔 마음에 드는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럴까. 혜원의 그런 물음에 답하다 보면 말이 꼬인다.

버스를 타고 집에 오기 시작하면서 안 보던 버스 창밖을 보니 혜원을 처음 만난 쌀국수집을 지나고 있다. 하노이별. 혜원을 본 그날 혜원은 내 마음 속 깊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한때 내가 혜원의 주변 사람이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 이 모든 게 더 쉬웠을 거라고. 이젠 아니다. 이렇게 예쁜 혜원을 두고 지켜보기만 했다면, 그 시간들은 어떡하려고? 혜원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혜원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낸 시간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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